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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벨기에

[벨기에여행] 물의 도시 브뤼헤(브뤼허)의 아름다운 수로

by 도도새 도 2020. 3. 8.

 

벨기에 브뤼헤 여행

 

 어느덧 벨기에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에 가게 되었다. 바로 벨기에의 베네치아로 불리는 브뤼헤. 브뤼헤는 말하자면 물의 도시다. 수로가 도시 전체를 가로지르고 있어 그런 곳에서 살아보지 못한 나에게는 신선한 볼거리로 다가온다. 프랑스의 개선문 같은 인조 건축물도 아름답지만, 자연환경에 녹아들며 생겨난 경치가 내게는 더욱 와닿는다.

 브뤼헤는 브뤼셀에서 약 한시간 정도 거리에 있다. 발권은 브뤼셀 미디(브뤼셀 중앙)역에서 발권기계를 이용해 쉽게 할 수 있으며, 만약 갔다가 다시 브뤼셀로 돌아올 생각이 있는 경우 왕복표를 끊으면 된다.

 표를 지니고 열차에 오르면 검표원이 검표를 하러 온다. 그때 표를 보여주면 된다. 아참, 역에 들어서면 약 3개였나 2개의 언어(네덜란드어, 프랑스어, 그리고 아마 영어)가 전광판에 뜨게 되는데, 이게 익숙하지 못하면 자신의 열차가 들어왔는지 아닌지 알 턱이 없다. 그러므로 열차를 타기 전 "시티매퍼(소개글)"를 다운로드 해놓기를 추천한다. 사실 유럽은 이 어플 하나로 통한다. 

 

브뤼헤는 맑음

맑은 날씨의 브뤼헤

 브뤼허에 도착하니 맑은 하늘이 나를 반겼다. 이쪽 지방에서 맑은 하늘을 보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맑다가도 순식간에 흐려지는 일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단순히 맑고 푸른 하늘을 마주한 것만으로 마음이 벅찼다.

 게다가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의 경우 프랑스 파리를 작게 옮겨놓은 듯한 기분이 들어 새로움을 접하고자하는 나의 마음을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별 감흥이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도시, 브뤼셀의 경우 내리자마자 감탄에 젖을 수밖에 없었다. 우선 건축물들, 건물들이 네덜란드를 닮아있어 아기자기했기 때문이다. 붉은 벽돌, 주황 지붕의 조화가 눈을 즐겁게 했다.

 

브뤼헤 보트투어

 

 나는 우선 브뤼헤 보트 투어를 했다. 시간은 약 30분 정도 소요되는데, 10유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진에 보이는 작은 보트를 타고 브뤼헤 곳곳을 도는데, 브뤼헤가 그렇게 넓은 도시가 아닌지라 도시 전역을 도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추천할만한 것이, 수로에서 보는 건물들은 한결 산뜻하고 새롭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단순이 시점을 조금 바꾼 것만으로 말이다. 어쩌면 삶을 고찰하기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가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투어는 영어로 진행되었던 걸로 기억하나, 우선적으로 내가 영어를 못하며, 두번째로 영어의 억양이 익숙하지 못해 솔직히 알아듣지는 못했다. 역사적 사실은 알지 못했으나, 보이는 건물들이 박물관인지 양조원인지 정도는 알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엑티비티 활동이 없는 벨기에 여행에서, 이 보트 투어는 꼭 추천할만하다. 일단 타보면 이유를 알 것이다.

 

 브뤼헤는 흐림

브뤼셀 길거리

 브뤼헤는 크지 않은 도시다. 게다가 대중교통도 잘 발달해 있지 않다. 하지만 괜찮다. 내게는 튼튼한 두 다리가 있기 때문이다. 브뤼헤는 도보여행을 추천한다. 사실 여행지 끝에서 끝까지 걸어서 한 시간도 체 걸리지 않는다. 게다가 걸으면 빠르게 지나치는 차 속에서 보지못했던 것들이 보이고는 한다. 내게는 비둘기와 갈매기가 어울리는 모습들이 그것이었다. 더욱 놀란 것은 약해보이는 비둘기가 싸움에서 갈매기를 이긴다는 사실이었다. 괜히 몸뚱아리를 키우는 게 아닌 모양이다.

 앞서 말했듯 벨기에의 날씨는 천차만별이다. 맑았다가도 한순간 낯빛을 휙 바꿔버린다. 이 날이 그랬다. 분명 십 분 전만 해도 맑았던 하늘에 그림자가 지고 쨍한 색조였던 도시가 무채색으로 변해버렸다.

 우선 배고픈 나는 아무 음식점에나 들어가 폼프리트(감자튀김)을 테이크아웃해 광장에 가서 먹었다. 이 식당의 경우 두가지 소스를 제공해주기에 좋았는데, 특히 나는 마요네즈 소스가 좋았다. 한국에서는 마요네즈에 감자튀김을 찍어먹는다는 사실을 생각조차 못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그 편이 내게 익숙하다.

 한참 걷다보니 다시 하늘이 맑아졌다. 나는 수도원이 있는 곳까지 쭉 걸었다. 아기자기한 마을이다. 그러다 문득 쏟아지는 비. 나는 비를 맞으며 쫄딱 젖어 숙소로 돌아왔다. 

 

 브뤼헤의 밤

 저녁 7시쯤 되어 비가 그치자 굶주린 나는 식사를 하러 숙소를 나섰다. 나는 처음에는 유명하다는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려 했으나, 사람이 많은 모습을 보고 들어가기가 꺼려졌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아무 식당에나 들어가서 식사를 했다. 주문했던 요리 이름이 기억나지 않으나 맛은 완벽하게 기억한다. 저건, 갈비찜이었다. 한국에서 먹던 그 맛. 딱 그 맛이었다.

브뤼헤 밤

 사실 브뤼헤가 밤문화가 발달되어있지는 않다. 내가 식사 후 산책을 하며 곳곳을 돌아다녔을 때, 무척이나 어둡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얼마 없어 조금 겁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조명에 비친 건물이 수로에 비치는 것을 볼 때마다 마음에 다시금 설레였다. 게다가 거리를 두고 경찰들이 지키고 있어 보이는 것 보다는 안전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사진들은 후보정을 거치지 않아 조금 스산해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 눈에 담기는 풍경은 아름답다. 이국적이며 굳이 브뤼헤를 들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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