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커피를 즐긴다. 한 때는 원두를 분류별로 구별해 먹다가, 문득 내가 그 맛, 향들을 구별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며, 또한 귀찮음이 커져 그만두게 되었다. 그럼에도 나는 여행을 가면 꼭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아침에 카페를 가는 것이다. 물론 이번 벨기에 브뤼셀 여행에서도 이 취미생활을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 찾아간 카페는 로얄 허버트가에 위치한 럭셔리하다는 이름이 딱 걸맞는 카페, 메종 단도이었다.
브뤼셀 카페 메종 단도이 후기
메종 단도이 외관
앞서 말했듯 메종 단도이는 로얄 허버트가에 위치해 있다. 브뤼셀은 가뜩이나 여행지가 충분치 않고, 그마저도 한 곳에 밀집해 있기에 브뤼셀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로얄 허버트 가를 한 번은 지날 거라고 생각한다. 아마 조금만 신경을 쓰고 본다면, 메종 단도이라는 이름이 눈에 밟히게 될 것이다.
메종 단도이 외관이다. 통유리벽인데, 밖에서만 봐도 내부가 상당히 고풍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럭셔리하다라는 말이 걸맞는 카페이다. 사실, 이 카페는 음료보다는 디저트류로 유명하다. 예를 들면 스페큘러스나, 쿠키, 와플 등등이다.
메종 단도이 내관
메종 단도이 내부는 그냥 입이 턱 벌어질 만큼 아름답다. 노랗고 강렬한 빛이 마음에 쏙 든다. 게다가 각종 장식이 현란하다. 반짝거려 눈이 부신다.
메종 단도이는 두 개의 섹션으로 나누어져 있다. 왼쪽은 커페테리아(커피를 만든다), 오른쪽은 과자점(?)이다. 하지만 계산은 카페테리아에서 한 번에 하면 된다. 워낙 유명한 가게이다 보니, 선물거리를 여기서 사는 관광객들이 많아 벽에는 선물용 주전부리가 가득하다. 우선은 자리에 앉으면 메뉴판을 주는데, 앉은 자리에서 주문을 하면 된다.
메종 단도이 메뉴판
내가 주문한 메뉴는 Afternoon craving(6.5유로) 하나였다. 해당 메뉴를 주문하면, 비스킷과 따뜻한 음료 하나를 주는데, 카페만큼은 한국 물가와 비교해도 그렇게 비싸지 않다. 아마 한국의 카페가 좀체 비싸기 때문일 것이다.(그도 그럴것이 한국의 카페는 카페를 즐긴다기 보다는 카페에서 자리를 점유하고 무언가를 하는 형태로 발전돼 있기 때문에 테이블 회전율이 낮아 그만큼 자릿세가 추가되어야 할 테다)
나는 따뜻한 음료로 스페큘로스 마끼야또를 주문했다. 비스킷 메뉴는 가게 내부로 들어가 6가지 비스킷을 선택할 수 있다. 점원에게 추천을 부탁드렸는데, 내 부족한 프랑스어에도 불구하고 내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쉬운 프랑스어로 친절히 설명을 해 주셨다. 영 모르겠어도 직접 볼 수 있기에 손가락으로 가리켜 주문을 할 수 있었다.
브뤼셀 카페 메종 단도이 커피와 비스킷
내가 선택한 과자중이다. 저중 제일 앞에 네모난 과자가 스페큘러스이다. 단단한 식감에 달달한 맛이며 이곳에서 유명한 과자이므로 한번 맛보는 것을 권한다. 다른 과자들은 솔직히 기억이 안 나지만, 레몬 과자는 하나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과자를 먹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얼마 안 가 테라스에 앉은 나에게 점원분이 내가 주문한 마끼야토를 가져다줬다. 스페큘러스가 하나 꽂혀 있는데, 이 과자의 맛이 또 각별하다. 또한 앞서 말한 단단한 식감도 마음에 든다.
마끼야또는 위에 올라가 있는 부스러진 과자의 식감이 각별하다. 휘핑크림도 마음에 들었다. 휘핑크림과 과자 조각, 그리고 과자를 조금 먹은 후 남은 휘핑크림을 잘 섞어 음료와 마셨다. 나쁘지 않은 맛이었다. 달달하고. 역시 사람은 단 음식을 좋아한다.
이 카페는 말하자면 너무나도 아름답다. 게다가 고급스럽다. 허영심을 자극하는 면모가 강렬하다. 만약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여기에 데려가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 번 해봤다. 현실은 혼자 여행중이지만. 만약 내가 다시 브뤼셀로 돌아온다면 꼭 다시 돌아올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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