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코로나 바이러스
프랑스에 도착한지 어언 3개월, 지금 나는 집에 갇혀 산다. 아니, 우리 모두는 각자의 집에 갇혀 산다. 바로 confinement이다. 우리는 아주 제한적인 이유로만 밖을 나설 수 있다.
프랑스에서의 코로나는 점점 심각해지고있다. 실제로, 밖을 보면 여지껏 마스크를 끼고 다니지 않던 사람들이 마스크를 끼고 다닌다. 모두 손가방 하나씩을 들고 있다. 그렇다. 전부 식료품을 구입하기 위한 외출일 뿐이다.
코로나임에도 배가 고프다
집에 식재료가 다 떨어진 나는, 외출 허가서를 작성해 집근처 대형마트 까르푸로 향했다. 아니나다를까 사람들이 마트 앞에 줄을 서 있다. 사회적 간격 10미터를 모두들 지키고 거리를 두고 서 있다. 나도 대열에 합류한다.
마트에 필수품들은 재고가 부족하다. 파스타 면은 제일 인기가 많은 스파게티면이 재고가 다 떨어져 구하지 못한다. 나는 식빵, 스파게티 등을 구하러 마트에 갔는데, 그 중 식빵은 구경도 하지 못했다.
코로나의 영향이 이토록 심각하다니. 하지만 내가 즐겨 먹는 마늘은 이곳 사람들이 많이 먹지 않기에 구할 수 있었다. 집에 도착 후에는 서둘러 손을 씻었다.
나는 까르푸에서 스파게티면, 바게트빵, 마카롱, 우유, 닭다리 등을 사 왔다. 요즘 보존식 즉 파스타만 먹다보니 고기 생각이 간절해 사온 고기다.
되는 일이 없는 날
쉽지않은 하루다. 후라이팬에 고기를 굽는데 전자레인지 퓨즈가 나갔다. 갑작스런 펑 소리와 함께 전자레인지가 꺼졌다.
하는 수 없이 조리가 덜 된 고기를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었는데, 그 과정에서 손에 화상을 입었다. 전자레인지가 용기까지 뜨겁게 데워버린다는 사실을 잠시 잊은 탓이다.
교환학생을 왔음에도 코로나때문에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서는 이제 밥도 못 해먹고, 손은 화상을 입어 따끔거린다.
아, 고기는 얼른 먹지 않으면 상하는데.
다행히 운동때문에 사놓은 단백질 보충제가 식사 대용ㅇ으로 쓰일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나는 이런 식으로 강제 다이어트 중이다. 살이 빠진 게 확연히 보인다.
아, 빌어먹을 코로나 바이러스. 빌어먹을 프랑스. 특히 빌어먹을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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