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다람쥐 일기 2
우리집 칠레 다람쥐들은 요즘 살맛이 나보인다. 처음 올 때는 내가 작은 소리만 내도 놀라서 도망다니고, 잠도 터널 안 안보이는 곳에서 자더니 이제 그런 거 없다. 탁 트인 장소에서 대놓고 귀여운 모습을 뽐낸다.
건방진 데구들
저 건방진 자태를 보라. 와중에 콩떡이는 몸이 무슨 풍선마냥 부풀어있다. 하지만 걱정 마라 뭐 큰일날 병에 걸린 것은 아니고 그냥 살 찐 거다.
왼쪽 회색 녀석의 이름이 콩떡이고 오른쪽 하얀 녀석이 쌀떡이다. 쌀떡이도 요즘 날이 갈수록 커진더는 느낌이 드는데 콩떡이 옆이 있르니 한 없이 작아보인다. 쌀떡이 성장이 등차수열이라면, 콩떡이의 성장은 등비수열이라고나 할까.
요망한 데구들
이 요망한 녀석들을 보아라. 아주 건방지기 그지없다. 아무리 내가 안전한 사람이라지만 동물이 사람처럼 배를 까고 누워자는 경우가 어디있는가. 그리고 더욱 건방진 것은 쟤네가 들어가 있는 곳이 건초통이라는 곳이다.
건초는 어딨냐고? 오른쪽에 엎어져있다. 이 시건방지며 충동적이지만 겁 많은 어리석은 녀석들이 통을 엎었다. 건초가 사방에 흩어졌다. 얘네 입장에서는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을 실제로 경험 한 것이다.
아무래도 경계를 서는 게 콩떡이 역할인 것 같다. 내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인기척을 느낀 콩떡이가 얼굴을 내민다. 그 뒤 하얀 덩어리를 보아라. 쌀떡이다. 그녀는 세상 모르게 잔다. 하지만 밥을 준다면? 우사인볼트가 순간적으로 빙의한다.
데구 핸들링
나는 항상 우리 애기들을 작게 생각했다. 하지만 남들이 보기에는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설치류를 키운다하면 햄스터를 떠올리기 때문이리라.
보라 콩떡이는 내 한 손에 다 들어오지 않는다. 나로 말하자면 한 끼에 고기 5인분 정도는 가볍게 해치우는 건장한 성인 남성이다. 그런 남성의 손을 넘어서는 걸 보니, 15cm는 넘어가는 크기인 게 아닐까, 우리 콩떡이는.
아무튼 중요한 것은 데구의 털이 무척이나 부드럽다는 것이다. 내가 비록 친칠라를 만져본 적은 없지만 비슷한 종이니 느낌도 비슷하겠지. 친릴라처럼 데구도 털이 부드럽다.
지금 콩떡이는 목이 없어졌다. 본인의 전매특허 모찌자세를 취하고있다. 예술점수 10점. 어떻게 동물이 동그라미 모양일 수가 있지. 심지어 몸이 동그란 것도 아니고 머리와 몸이 합쳐져 동그랗다. 데구는 다이런가 떠올려보면 또 아니다. 쌀떡이는 분명 목이 있다.
부럽다. 사람은 살찌면, 비만이면 못생겨지는 게 일반적인데, 동물들은 살찌면 귀엽다. 나도 살찌면 귀엽고 잘생겨지면 좋겠다.
데구 하루의 마무리
나는 햄스터, 다람쥐 쳇바퀴를 쓰지않는다. 왜냐하면 얘네가 점프를 잘하는 애들이라 쳇바퀴 이음새에 목이 껴 죽을 뻔한 적이 몇 번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애들 놀이기구를 안 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플라잉 소저다. 플라잉 소저는 쉽게 말하면 옆으로 누운 쳇바퀴라고 보면 된다. 애들이 좋아한다. 사진을 보면 믿기지 않겠지만 달리는 모습이다.
나는 분명 신문지를 찢어서 넣어준 적이 없다. 날이 추워지자 얘네가 바닥에 깔아뒀던 신문지를 일일이 찢고 물어날라 둥지를 틀어놨다. 바나나 은신처가 있는데도 이용하지 않고, 디깅박스에 둥지를 지었다.
비몽사몽한 모습이 포인트다. 너무 귀엽다. 우리 데구들은 잘 때가 특히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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