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일상생활

문과 오지 마세요. 그냥 오지 마요.

도도새 도 2021. 12. 9. 12:29

문과 오지 마세요


요즘은 문이과가 없어졌다지만, 여전히 문이과는 남아있다. 미리 말하자면, 필자는 문과다. 게다가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 거쳐 대학교에있다.

나는 대학교 3학년에 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나마 문과 중 괜찮다는 경영, 경제학과를 나는 가지 못했다.


나는 흔히 문사철이라고 부르는 학과에서 생활하고 있다. 문학 사학 철학이라고 말하는, 인문대이다. 간단하게 말하겠다. 인문대는 답이 없다. 더 나아가 문과는 힘들다.

왜 인문대는 답이 없나요?


간단하다. 세상은 인문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스티븐 잡스는 말했다. 기술과 인문학이 만나는 접점에 애플이 있다고. 아니, 그렇다면 인문학이 필요하다는 말 아닌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 대다수는 기업의 윗선으로 취업을 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회사에 들어갈 때 신입사원으로 들어간다. 신입사원이 인문학적 소양을 발휘할 기회는 잘 없다. 아니, 오히려 역효과일 것이다. 회사가 필요로하는 인재는 인생, 철학 등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불만은 표하지 않고 묵묵하게 일하는 인간상이기 때문이다.

물론, 취업 문제를 벗어난다고해도 인문대는 답이 없다. 우선, 대학에서 인문학과들이 사라지는 추세다. 수요가 없다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인문학에 매우 뛰어나다고 해도, 트랜드를 역행할 수는 없다.

게다가 인문학과에서 배우는 것들은 소위 말하는 기술이 아니다. 그렇기에 밥그릇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인문학적 소양을 가지면, 물론 인생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완성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꼭 좋지는 않다. 돈 한 푼 벌지 못하면 매 순간 인생의 불행을 마주 할 뿐이다. 허무주의적 인생관은 자연스레 찾아 올 것이다

어문과는요? 언어는 기술이잖아요


외국어는 기술이다, 라고 나는 생각했다. 여기서 밝힌다. 나는 어문학과다. 그런데 3학년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세상은 낯선 나라 언어를 하는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물론 외국어 실력이 최상위권이 된다면 일자리 걱정 따위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대학에 와서 처음 외국어를 배우는 경우라면 말이 달라진다. (나의 경우다) 나는 외국어 공부를 게을리 한 적이 없었다. 외국어 관련 자격증도 따며 시간을 알차게 보냈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 수록, 내 학년이 높아질 수록 깨닫게 되었다. 나는 당장 내 앞가림을 해줄 수 없는 일에 열정을 쏟아붓고 있었다고. 열심히 한 4년으로는 해외에서 태어나 자라온 분들은 이길 수가 없다. 대학 내에서 그들과 경쟁하려하는 것은, 밀랖 날개를 달고 태양에 돌진하는 격이다. 막상 태양은 나를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다른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회사 생활 중 외국어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한다. 다만 그 잠깐 필요한 한 순간을 위해 4년을 바칠 필요가 있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회사에서 외국어를 필요로하는 순간을 위해 어문학과를 고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 순간에만 전문가를 잠깐 고용하면 될 일이기 때문이다.

다르게 만약 내가 인문학적 소양을 살려 회사를 차리거나 자신의 사업을 한다면 인문대는 효용이 있다. 다만 만약 남들 밑에서 일하고자 한다면 인문대는 추천하지 않는다.

그래서 문과는요?


다시, 문과 중 탑티어라고 불리는 경영 경제학과 이야기를 해보겠다. 내가 경영학과가 아니기에 정확하게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주변에서 들리는 이야기와 내 경험을 바탕으로 써보겠다.

경영학과는 인문대보다야 낫다. 다만 이건 알아야한다. 경영학으로 회사에 지원하는 것은 다만 경영학과만이 아니다. 경영 NCS는 경영학과만 공부하지 않는다. 좀 거칠게 말하자면 거의 모든 문과가 회사에 지원하려 할 때 경영학을 공부한다. 경쟁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졸업도 힘들다. 왜냐고? 다들 경영학과 전과, 복수전공을 하기 때문이다.

대학 수업은 직접 수강신청을 해야 하는데,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인원이 정해져있다. 그런데, 경영학과로 사람이 몰리다보니 제때 수업을 듣지 못해 졸업하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생긴다. (사실 경영 쪽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들었다.)

게다가 경영학을 전공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면 경영학과에서 배우는 것들은 실체적이지 않고 두루뭉실하다고 한다. 이 점에 대해서는 들어 본 적이 없으니 이쯤 하고 넘어가야겠다.

문과, 문과를 오는 순간부터 갖은 괄시와 무시를 받게 된다. 그냥 그렇다. 원래 인간은 남들을 헐뜯으며 자신이 상대보다 우위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려한다. 실제로 자신이 더 우월하지 않음에도 상대를 무시하며 그런 정신적 자위를 하곤 한다.

문제는 이런 말도 안되는 괄시를 받다 보면 정말 자신이 그런 존재인 줄 착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종의 가스라이팅이다.

그런데 문과 무시는 이제 특정한 사람의 것이 아니다. 일종의 사회적 유행이다. 그렇기에 문과를 온 것만으로 패배주의적 마인드를 가지게 될 지도 모른다. 자신은 뭘 해도 안 된다는.

문이과 공부량?


문과는 공부도 안하면서 취업을 바란다고?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게 참, 기가 막히다. 문과도 이과만큼 공부를 한다. 아니, 해야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도태될 테니까.

대학을 기준으로 말하겠다. 물론 이과보다 학과에서 요구하는 공부량은 적다. 즉 학업에 대한 부담은 이과 과목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크다. 다만, 문과는 그것을 제외한 잡다한 것들을 모두 공부한다. 각종 자격증, 대외활동, SNS관리(요즘은 이것도 스펙이다) 등등. 취업이 안 되므로 소위 스펙이라 말할만한 잡다한 것들을 모조리 해치워야한다.

물론 이과 분들도 이런 걸 하시는 분들이 있을 터다. 그런데 어차피 열심히 사는 사람들만 놓고 보면, 고작 문 이과 기준에 따라 그들의 노력 여부를 결정하기는 힘들다. 물론 주체적이지 않게 주어진 공부만 따박따박 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이과의 공부량이 문과보다 방대하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인생의 핸들을 자신이 잡지 않고 시대의 조류에 휩쓸리기만 하는 사람이 과연 "이과가 문과보다 공부량이 많다"라고 말할 처지가 될까?

아무튼 여기서 힘든 점이 생긴다. 이과는 하루하루 고통스럽게 학과공부 하는 시간을 보내면, 또 그이외의 것들을 열심히 하면 취업이라는 보상이 주어진다.

다만, 문과는 하루하루 열심히 학과 공부를 하면 후에 보상이 따르지 않는다. 헛공부 했다는 자괴감이 드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내가 한 것을 기업이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론


결론은 간단하다. 문과 오지 말고 이과에 가라. 문과는 쓸모가 덜하다. 하고싶은 문과 공부는 이과 과목을 전공하면서 복수전공으로 해도 된다.